2008/10/01

9월의 책

1. 코어 리딩(Bruce Bodaken, Rovert Fritz 지음) ★★☆
핵심을 꿰뚫는 대화의 기술~ 당신의 앞에서는 누구나 사실말을 말하게 된다! 말은 참 쉽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얻은 거라고는 단 하나다.
변명을 잘 하거나 말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 주제를 두루뭉술 피해 시간 낭비를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에는 주제를 콕 찝어서 이야기를 하라는 것이다. (이건 누구나 다 아는 것 아닌가?)
다만 상황에 따라 사람은 때로는 그 누군가의 잘못을 콕 찝어 이야기 하기를 곤란해 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대화에 빠져 듣다 자기도 모르게 주제를 회피해서 엄한 데로 새기도 하는 법.
짧고 명확하게 효과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항상 주제와 논점의 잣대를 기억하고 원하는 이야기를 콕 찝어서 질문하고 대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여러가지 대화 예제를 통해 친절히 알려주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 암, 아는 만큼 이긴다 (박중욱 지음) ★★★☆
이미 한 차례 이 책에 대해서는 글을 쓴 적이 있다.(링크 걸어 두었음)
일반인들에게 읽기를 권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 특히 암에 걸릴 확률이 높거나 가족 중 암에 걸린 사람이 아닌.. 일반 건강한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몹시 재미없어 할 거라는데에는 일만의 의심의 여지도 없다.
그러나 내게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건강에 대해서 이런 저런 각도에서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기 때문에, 꽤나 즐겁게 읽은 책에 속한다. 저자가 의사였기 때문일까, 꽤나 의학 전문적인(가끔은 논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이었기 때문에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3-4. 잠의 혁명 上, 下 (이준남 지음) ★★★☆
사실 암에 대한 책을 읽으며 한껏 건강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해 있을 때, '사색의 향기' 사이트에서 신청했던 도서가 당첨되었다는 메일을 받고서 얼른 읽기 시작했다. 잠에 대해서는 사실 그다지 연구가 많이 되어 있지 않은데 그것을 책으로 적었다는 점에서 신선했는데, 1권으로 다 쓸 수 있는 내용을 상,하로 나눠서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게 많다는 점에서는 사실 읽으면서 몹시 지루했다.

잠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알아두면 좋은 유용한 상식들.
- 두뇌와 신체를 많이 쓰면 잠을 많이 자게 된다, 반대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두뇌와 신체의 refresh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능률이 떨어진다.
-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싶으면, 아침 햇살을 3-40분간 받고, 밤에 늦게 자야 하면 저녁에 저녁 햇살을 3-40분간 받는다. (햇빛은 신체의 수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원래 인간의 수면 생체 시간은 25시간이다. 따라서 점점 늦게 자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 20대 이후의 성인의 경우 7.5시간 ~ 8시간 정도는 꼭 자야만 한다. (델타 수면의 상태에 다다르지 않으면, 두뇌의 정리가 되지 않아 기억력이 감소될 수 있다.)
- 하루에 4시간 이하, 또는 10시간 이상씩 잔 사람들은 수명이 단축되었다는 조사가 있다.
- 일반적인 사람은 90분씩 5개의 수면 주기로 잠을 잔다. (즉 7.5시간 수면시간을 유지해야 5단계가 모두 정상적으로 지나간다)
- 불면증을 피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relax 할 수 있는 의식을 가져라.
- 체온을 떨어지게 하는 것이 잠이 오게 하는데 효과가 있다. (밤에 운동하거나 뜨거운 물에 목욕하는 것은 불면증에 좋지 않다. 열대야 보다 겨울에 잠이 더 잘 온다)
.. 등등.


5. 유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 (이치은 지음) ★★★☆
1998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자가 쓴 소설책이라고 한다.
딱 3가지에서 맘에 안드는 점이 있었는데, (1) 작가가 너무 잘난척 하며 글을 쓴 듯한 느낌 (2) 중간의 비논리적인 내용 전개 (3) 책 내용 집중을 흐리게 하는 너무나 정신없게 왔다갔다 하는 서술 방식, 그것 빼고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 소설에 속한다.

지금까지 참으로 많은 소설들을 읽어 봤지만, 이렇게 획기적이고 황당한 소설은 처음이었다. 소설이 챕터마다 모두 다른 서술 방법으로 쓰여져 있으며, 소설의 장르도 드라마, 서스펜스, SF, 추리.. 등 다양한 것을 넘나들고 있다.
음, 책 읽다가 중간에 나온 비논리적인 말도 안되는 설정 부분 (heart-beat sensor를 가지고 있던 매우 뛰어난 실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적이 바로 뒤 화장실에 있는 주인공을 죽이지 않고 놔뒀고, 또한 아무것도 없던 주인공이 남아있는 총을 든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혼자 살아남는 다는 건 정말 어이없는 설정이다. 완전 비논리적이다.)을 읽었을 때와, 첫 챕터의 평범한 소설 내용에서 갑자기 두번째 챕터의 어이없는 한낮의 총격전과 서바이벌 게임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 입에서 욕 비스무레한 -_- 감탄사와 책을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었으나, 그것을 잘 참고 넘기니.. 그럭저럭 획기적인 소설의 (끝까지 어이없고 황당하긴 했지만) 결말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한 챕터는 ('민형사'라는 사람에 대한 내용을 보여주기 위한 챕터다), 사건의 보고서 및 회의록 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곳도 있었다.
기존의 고리타분한 내용의 소설책이 지겹고 질린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6. 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 ★★★☆
정이현의 소설은 예전에 '꿈꾸는 나의 도시'를 읽었었고, 사실 이 소설(단편 소설임)도 예전에 2/3정도까지 읽었었는데.. 짧게 짧게 읽을만한 책을 고르다 보니 최근 다시 읽게 되었다.
'꿈꾸는 나의 도시'를 읽었을 때 이 정이현이라는 작가에게 가지고 있던 약간의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고정관념은 많이 사라졌다.

이 소설은 뭐랄까.. 약간 무라카미 하루키 스타일의 공허한 인간관계에 지친 현대 도시에서 사는 30대 여자의 정서에 맞는달까...
짧은 단편소설이고 읽기에 수월하다. 다만, 읽고 나서 기분이 조금 차분하고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으니, 즐겁고 싶은 사람은 읽으라고 권해주고 싶지 않다.


7-8. 바람의 화원 1,2 (이정명 지음) ★★★★☆
미국 출장가는 비행기 안에서 2권을 모두 읽어 버렸다.
사실 이 책 산지는 3-4달 되었는데, 그간 안읽고 있다가.. 최근 바람의 화원'이라는 드라마가 갑자기 이슈가 되고 나니까, (그리고 출장 때문에 드라마 보기가 힘들게 되니..) 책에 관심이 가게 되었달까.
이 책은 참 여러가지 측면에서 재밌고 즐거운 책이다. 김홍도와 신윤복에 대한 그림과 그 뒷이야기를 알 수 있어 좋고, 또 김홍도와 신윤복이 풀어나가는 살인사건에 대한 단서에 대한 접근은 추리소설을 뺨치며, 두 천재들의 대화에서는 삶에 대한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사실 소설책을 읽으면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몹시 궁금해 졌다. (한국 가면, 관련 고증자료를 좀 찾아서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파악해 보려고 한다.) 사람들에게 읽기를 강추할만한 소설!

그러고 보니, 여행가방에 읽을 책을 5권이나 넣었다. (이미 2권은 다 읽었음)
비행기 시간이 길어서 그렇게 한거긴 한데, 괜히 무겁게 들고갔다 다 읽지도 못하고 그냥 들고 오는건 아닌가 걱정도 되네. ^^ 그래도 지루한 건 싫으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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